도서 소개
♣ 저는 한국 경제가 한참 어려운 시기였던 1964년 서울 여의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독일로 유학행 길에 올랐었습니다.10년간 독일에서 유학을 하고 1974년에는 미국의 서부 Los Angeles로 건너와서 지금까지 살고 있으미, 고국을 등지고 살아온 외국 생활이 벌써 40년이 훌쩍 넘었나 봅니다. 그러나 저는 예나 지금이나 한국 사람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미국 대륙의 어느 곳보다도 강한 태양의 열을 받고 있는 곳이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의 LA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이곳은 일년 내내 비도 별로 내리지 않는 답니다. 따라서 이곳 사람들은 때때로 소낙비라도 쏟아지기를 바란답니다. 그러다가도 막상 소낙비가 쏟아져 내리면, 언제 비가 멈출까? 생각하면서 강한 햇빛을 그리워합니다. 이런 과정과 현상들이 곧 우리 교포들의 이민생활의 단면을 잘 대변하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이러한 교포들의 일상생활은 강한 열을 이겨내는 지혜를 터득하게 해주었고, 비보다는 해가 되어 살겠다는 의지의 불씨를 지펴 가는 계기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가끔은 왜 이곳에 살아야 하는가를 자신에게 물어 볼 때가 생긴답니다. 예를 들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속 시원하게 영어로 표현을 못했을 때, 혹은 동양인 황색인종이라고 놀림을 받을 때 더 더욱 속상하고 이민생활을 힘들게 해왔습니다.
저는 이렇게 힘들고 억울하여 어디다 분풀이라도 하고 싶을 때, 연필을 잡고 종이 위에 글을 끄적끄적하면 저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 지곤 했습니다. 이런 습관과 생활 속에서 어느 날 고국을 방문하여 대구에 있는 계명대학교 윤홍섭 교수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고생하던 독일 유학시적을 회상하며 이야기하다가, 문득 자기 삶을 포기하고 이슬처럼 사라진 한국에서 온 간호사를 잊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렇게 불쌍하고 가엽다면 그 간호사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로 써보라고 권하기에, 글은 아무나 쓰는 것은 아니지만 용기를 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회갑이 훌쩍 넘은 늙은 아줌마가 원고를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 반가운 얼굴
· 함부르크의 야경
· 성탄절
· 장례식
· 새벽시장
· 휴 가
· 내 고향 내 가슴에
· 여름에 눈이 도다니
· 애라의 일기
· 하얀 천사
· 사랑과 우정
· 가로수
· 사라져 버린 남자
· 스미스 부인
· 진실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