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아직 아기구나. 동생반 가야겠네.”
“너 자꾸 친구 때릴래? 그러면 동생반 보낸다.”
어린이집·유치원 교사라면 한 번쯤은 써봤을 말이다. 집에 있으면 동생 방에 가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고, 언니랑 동생이랑 사이좋게 노는 게 당연한 일인데 유독 어린이집·유치원에서는 금기시된 일이 동생반에 가는 일인 것 같다. 교실을 넘나들며 나이에 상관없이 뒤섞여 놀 수는 없는 걸까? 무엇이 아이들을 연령으로 나누고 교실로 나누었을까
요즘 한국의 영유아들은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두 살 때부터 어린이집이라는 곳을 다닌다. 점점 직장인들의 근무시간이 짧아지고 주 5일 근무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우리 아이들의 어린이집·유치원 생활은 오히려 더 빨라지고 더 길어지고 있다. 직장생활 하느라 바쁜 엄마아빠를 만나 형제자매 없이 외둥이로 자라는 요즘 아이들은 언니오빠에게 도움을 받거나 어깨너머로 배우는 기회를 갖지 못한 채 또래와 비교당하고 경쟁하며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연령과 상관없이 서로 어울려서 놀아야 되고, 교사는 어린이집·유치원에서 언니오빠동생들이 자주 만나는 기회를 만들어야 된다는 생각에서 언니오빠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유럽의 유아교육은 혼합연령반 구성이 기본인데, 우리나라 유아교육에서는 단일연령반 구성이 일반적이다. 이는 수준이 비슷한 아이들끼리 모아야 가르치기 쉽다는 지식전달식의 교육방법 강조와 학급운영의 효율성만 강조하는 어른들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지 아이들이 원해서 생긴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뒤섞여 놀고 싶어 한다. 떼쓰는 아이도 동생 앞에서는 의젓해지고, 엄마 말보다 때로는 언니 말을 잘 듣는 게 아이들이다.
이 책은 아이들의 이러한 마음을 담았다. 아이들에게 언니오빠는 참 좋은 친구이자 선생님이다. 교사만이 선생님이 아니라는 생각, 가르침보다는 배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생각, 사람과 사람이 만나게 하는 곳이 유아교육기관이어야 한다는 생태유아교육의 가치 속에 언니오빠동생들을 만나게 했다. 그런 생각이 책언니, 이야기오빠, 손끝언니, 노래언니, 밥상누나, 줄넘기 오빠를 만들어 냈고, 그 몇 년간 아이들이 보여준 아름다운 감동 스토리를 책으로 묶었다.
이 책은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에서는 언니오빠 프로그램을 왜 해야 되는지, 그 필요성과 의미 등을 다루었다. 제2장에서는 언니오빠 프로그램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슨 내용으로 할 수 있는지 소개하였다. 제3장에서는 언니오빠 프로그램의 다양한 실천사례로, 말글로 놀아주는 이야기언니책오빠, 노래를 불러주는 노래언니오빠, 몸으로 놀아주는 몸짓언니줄넘기오빠, 손으로 놀아주는 손끝언니색종이오빠, 식습관을 도와주는 밥상언니오빠, 함께 노는 놀이언니오빠 등 다양한 언니오빠 이야기를 담았다. 끝으로 제4장에서는 유아교육기관에서 언니오빠 프로그램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의문들을 Q & A 형식으로 실었다.
이 책은 1999년, 생태유아교육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펴낸 『얘들아, 산책 가자』에 이은 ‘생태유아교육 시리즈’의 하나이다. 그동안 발간된 생태유아교육 프로그램 중에 가장 아이들이 주도하여 만들어 낸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언니를 하라고 시킨 게 아니었다. 동생들과 놀면서 이야기를 잘하는 아이는 이야기를 해 주면서 이야기언니가 되었고,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동생들이 밥 먹는 것을 도와준 아이는 밥상오빠가 되었다. 그렇게 아이들은 생태유아교육의 가치 속에 자신이 할 일을 스스로 찾아 멋지게 해내고 있었다.
아이들은 우리에게 늘 감동이었다. 가르치려고 할 때는 말 안 듣고 준비 안된 아이였지만, 가만히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지켜보니 감동과 기쁨을 선물하는 존재였다. 우리는 언니오빠와 동생들이 만나게 해 주었을 뿐이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자기가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야기언니, 책오빠, 노래언니, 줄넘기오빠가 되어 우리에게 감동을 주었다. 앞으로 또 어떤 언니오빠들이 나타나 우리를 놀라게 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다. 가장 고마운 것은 아이들이다. 다른 어떤 생태유아교육 프로그램에서보다 아이가 주인공인 책이 바로이 책이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 아이들에게 감사한다. 언니오빠동생을 만나게 하고 아이들을 칭찬하며 감동을 온 몸으로 표현해 준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아이들은 더 신이 나서 멋진 언니오빠가 되었을 것이다. 선생님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 애써주신 양서원 출판사의 박철용 회장님과 임직원분들께 감사드리며,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유아기를 보내고 그 힘으로 미래를 멋지게 살아가기를 희망하고 응원한다.
2016년 2월 대표 저자 김은주
l 차 례 l
Chapter 1 언니오빠 프로그램 왜 할까요?
1. 마을 공터에서 어울려 놀던 아이들 / 2. 생태유아교육에서의 언니오빠들 / 3. 언니오빠 프로그램이란?
Chapter 2 언니오빠 프로그램 어떻게 할까요?
1. 누구와 할 것인가? / 2. 언제·어디서 할 것인가? / 3.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 4. 하고 나서 어떻게 할 것인가?
Chapter 3 언니오빠 프로그램 실천사례
1. 말글로 놀아주는 이야기언니책오빠 / 2. 노래를 불러주는 노래언니오빠 / 3. 몸으로 놀아주는 몸짓놀이언니줄넘기오빠 / 4. 손으로 놀아주는 손끝언니색종이오빠 / 5. 식습관을 도와주는 밥상언니오빠 / 6. 함께 노는 놀이언니오빠
Chapter 4 언니오빠 프로그램 Q&A
1. 언니오빠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2. 언니오빠 프로그램을 윗연령 아이들에게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3. 언니오빠들의 재능을 어떻게 하면 알 수 있을까요?
4. 동생반에 가게 된 언니오빠들은 어떤 준비와 마음자세가 필요할까요?
5. 재능이 없어도 언니오빠가 될 수 있나요?
6. 갑자기 동생반에 가기 싫어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7. 언니오빠들이 동생반에 왔을 때 교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8. 학부모님께 언니오빠 프로그램을 어떻게 소개해 드리면 좋을까요?
9. 언니오빠 프로그램 실천 가능한 유아들의 연령은 어떻게 되나요?
10. 책언니오빠는 꼭 글자를 읽을 줄 알아야 하나요?
11. 이야기를 잘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12. 몸짓놀이언니오빠는 어떻게 정하나요?
13. 노래언니오빠는 꼭 노래를 잘 불러야 하나요?
14. 손끝언니오빠가 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하나요?
15. 밥상언니오빠와 동생, 1대1 매칭을 어떻게 해주면 좋을까요?
저자 소개
■ 김 은 주
부산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아이와 교사와 부
모가 모두 행복한 유아교육을 위해 생태유아교육 및 숲교육에 관심
을 갖고 연구 중이다.
■ 이 숙 희
부산대학교 일반대학원 유아교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현
재 부산대부설어린이집 원장으로 생태유아교육을 실천 중이다.
■ 이 지 현
부산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부산대부설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생태유아교육을 실천한 바 있다.
■ 김 유 정
부산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석사수료 중이며, 부산대부설어린이집
에서 보육교사로 생태유아교육을 실천 중이다.
■ 김 선 희
동아대학교 아동가족학과를 졸업하였고, 현재 부산대부설어린이집
에서 보육교사로 생태유아교육을 실천 중이다.